원형이정 천도지상

성명학|2019. 1. 25. 00:05

『주역(周易)』건괘(乾卦) 괘사(卦辭)를 보면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之常)”이라 하여 천도(天道)의 변화와 불변의 양면성이 늘 조화되고 있는 진리임을 말했다.


1년 12달을 3개월씩 나누어 춘하추동에 짝을 맞추어 봄은 싹이 움트는 계절의 으뜸으로 원(元)이고, 여름은 만물이 쑥쑥 자라서 형통하니 형(亨)이고,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니 이로울 이(利)이고, 겨울은 저장하고 다시 봄을 준비하니 곧을 정(貞)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천도의 운행인 춘하추동의 변화를 예찬하며 그러한 변화가 매년 반복하면서 지속하니 그 불변하는 덕을 보고 늘 상(常)을 놓아 ‘원형이정은 천도지상’임을 밝혔다. 즉 천지자연의 변화와 불변함을 함축한 뜻이 있다.


공자가 50에 천명(天命)을 알았다고 술회한 것도 이 천도지상(天道之常)에 근거해서 봄은 사랑(仁)으로 시작하고, 여름은 예절(禮)로 성장하고, 가을은 정의(義)로 변화하고, 겨울은 지혜(智)로 완성한다고 보아 천성인 인의예지(仁義禮智)로 구분하여 4덕(德)으로 설파했다. 


동시대 노자가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를 말한 것도 역시 원형이정은 천도지상이라는 말에 근거하여 인위적(人爲的)인 정치보다는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여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치를 좋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두 사상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원형이정인 하늘의 이치를 존중하였으나 노장(老莊)철학은 현실을 떠나 자연에서 살며 순수한 원리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정치적 모순을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고, 공맹(孔孟) 사상은 현실에서 부단히 인의(仁義)에 입각한 왕도(王道)정치를 추구하여 인문학을 바탕으로 대동사회(大同社會)로 나아가고자 하였으나, 법치(法治)를 바탕으로 하는 부국강병론(富國强兵論)의 패도(覇道)정치와의 갈등구조 속에서 때때로 부침(浮沈)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현재는 제도적으로 법치(法治)의 흐름이 지속하고 있으나 군주(君主) 때나 민주(民主) 때나 정치와 경제문제에서 양극화와 사회 불균형 문제라는 한계점을 노출함으로써 많은 지성인은 오래된 고유 민족사상과 도가 철학과 불교 사상과 유학 사상에서 필요한 원리와 가치관을 응용하여 인성을 회복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서구의 문명비판가들이 예언하다시피 아시아태평양시대가 오고 있다. 특히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는 일본 강연에서 동아시아 3국 중 새 문명을 주도해 갈 나라는 NO JAPAN, NO CHINA, MAYBE KOREA라고 하였다. 


이 점에서 한국은 다소 희망적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한국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미 한국은 서구적 자본주의와 물질적 가치관이 팽배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 수반함으로서 ‘YES 한국’이 되도록 환골탈태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역사(歷史)회복이 첫째요, 문화(文化)회복이 둘째요, 정신(精神)회복이 셋째이다.


첫째, 35년간 식민정치하에서 왜곡 말살된 한민족의 뿌리인 상고시대 역사를 바로 알고 회복하기 위하여 환단고기(桓檀古記)를 필독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둘째, 서구문화의 도입으로 과소평가한 동양문화의 정수를 재교육하여 동서가 조화된 새 가치관을 창출하도록 문교정책을 수립하여 국민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셋째, 근대 이후 격변기에 좌우 이념의 대립에서 비롯한 심리적 갈등 현상인 기존의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새 시대를 이끌 하나라는 근본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이상의 3가지 핵심사항을 종합하면 천지인(天地人) 3재(才)로 함축이 된다. 이 중에 가장 시급한 것이 하늘 천(天)에 대한 근본적 깨달음이다. 이는 이 지구촌의 모든 고등종교와 철학의 공통적 관심사로서 그 역사와 문화와 정신이 면면히 계승되고 있는 보편적 진리이다. 


단지, 인류 문화사적으로 옛 성군(聖君)정치의 이상을 계승하지 못하고 폭군(暴君)시대를 낳은 일부 독선적 군왕과 무력을 앞세운 독재자들의 출현으로 그 때마다 백가쟁명(百家爭鳴)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으며 세계를 지배한다는 교만과 과욕이 아직도 잠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종교적 정치적 패권(覇權)의식은 암암리에 대중 속으로 전염이 되어 자기가 소속되지 않은 다른 종교나 정치 집단을 도외시하거나 이단시하면서 보수니 진보니 편을 가르며 고정관념과 맹신(盲信)에 빠지는 폐단이 생기고 있다.


그러므로 누구나 하늘을 바라보고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천리(天理)를 깨닫고, 만물이 서로 낳고 번식하는 생생지리(生生之理)에 감사함과 공감하는 새사람이 되어 갈 때 비로소 세계는 하나가 되어 자연히 상생(相生)의 평화시대를 성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미래이고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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